집 구하기를 알아보자.
일단 나는 집을 못 구한 상태로 독일에 도착했다.
기숙사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는데
'어떻게든 구해지겠지!!'
하고 그냥 와버렸다...
직접 보고나서 계약을 하고 싶기도 했다.
온라인이나 사진으로만 보고 계약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진은 항상 믿을 수 없기에.
또 동네가 어떤지 정말 조금이나마
더 알고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구하는 타이밍도 늦었고 시간이 별로 없었다.
비행기표 구한 것이 출국 약 한 달 반전의 일이다.
늦은 자에게 주어지는 벌이란 비싼 월세이다.
기숙사가 월세는 당연히 싸다.
우리나라도 그렇지 않은가.
독일도 우리나라처럼 월세는 꾸준히 오르는 추세이다.
특히나 베를린 지역은 더 심하다.
마부르크는 소도시라서 그나마 저렴한 편에 속하지만
내가 계약한 방도 한화로 생각해보면 그리 저렴한 수준은 아니다.
뮌헨 같은 경우에는 500유로 이상으로 치솟는다.
집을 구할 때 약간의 제약사항들이 있었다.
1. 안멜둥 되어야할 것.
왜냐하면 비자가 없었으므로 비자를 받을려면 안멜둥이 가능해야한다.
안멜둥 포스팅도 올라올 것이다.
고로 에어비엔비는 불가능하다.
한 번은 에어비엔비에서 어떤 방을 문의했는데
안멜둥 되냐고 하니까 안된다면서 화를 냈다.
NEVER!!! 약간 이런 느낌이었다.
화가 많으신 분이었다.
하나의 방에 대해 두 명의 이름으로 안멜둥 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그의 주장이었다.
2. 6개월 정도만 계약이 가능할 것
6개월 계약을 안해주는 집도 꽤 있었다.
1년만 된다면서 여러 번 거절당해서
몇 번 거절당한 이후로는 처음 메일 보낼 때부터
6개월 가능한 지 여부를 먼저 밝히고 물어봤었다.
3. 집에 대한 모든 비용의 총합이 400유로 이하일 것.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유학하는 데에는
어느정도 일정 금액의 범위가 있을 것이다.
400유로까지는 그런대로 어떻게 절약하면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이 조건도 넣었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집이란 것이 관리비가 붙지 않는가
관리비 포함 가격이 400유로 이하이길 바랐다.
4. 위치
어차피 기숙사 못살게 된 거
가까이나 살아보자 싶었다.
한국에서 편도로 한시간 넘게 통학했는데
나보다 멀리서 다니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나는 그냥 나대로 피곤했다.
가방도 노트북 때문에 맨날 무겁고
사람 많아서 뭐 공부하기도 어렵고
기다리는 시간도 아깝고
여러모로 통학은 스트레스였다.
국제학사에도 한 학기정도 살았는데
그나마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훨씬 나았던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취사가 불가능한 게 약간 단점이지만
그래도 이모부 말씀처럼
하루 교통비 정도밖에 안되네~
싶은 가격에 사는 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만큼 성적이 올랐는가는 의문이지만
최소한 선방은 했다.
그래서 여기서는 한 번 중고등학교 다닐 때처럼
집 앞에서 학교 다녀보자~! 싶었다.
그 때 심정은 제발 아무데나
'1,2,3 조건만 맞게 해주세요' 였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지금 집의 위치는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마틴 루터가 1529년에 잠깐 머물었던 집과 같은 라인에 있다.
https://www.marburg.de/portal/seiten/luther-in-marburg-900001362-23001.html
Luther in Marburg
Luther in Marburg
www.marburg.de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아무튼 위의 네 가지 조건을 두고 다른 것들은
그때그때 집 상황을 보면서 판단했었다.
방 크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고
뜨거운 물은 아주 중요하므로
이건 매번 체크했었고
냉장고가 어떤가도 나에겐 아주 중요해서
냉장고 더러운 집도 걸렀었다.
가구들이 많이 있는 집들도 선호했었는데
독일은 기본적으로 방에 아무런 가구가 없는 상태로
임대를 해주고 또 그렇게 반납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럼 집이 없는 동안은 어떻게 살았냐?
마부르크 대학은 아주 감사하게도 비상기숙사를 운영한다.
이거 믿고 가면 안된다. 아무튼 있긴 있다.
그렇게 좋지는 않다.
나는 거의 혼자 썼지만
4명까지 같이 쓰는 넓은 방이었다.
중간에 아프가니스탄 친구 하나가 3~4일 정도 같이 머물렀다.
당시에 내가 로밍으로 데이터 무제한이었어서
핫스팟도 켜주고 같이 모바일 배그도 좀 해줬었다.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남들은 도착하자마자 기숙사 방키 받아서 기숙사로 가는데
나는 비상기숙사 키 받아서 갔었다.
호실도 안 나와 있었고
키에 써져있는 이름은 무려
'FERNSEHRAUM'
직역하면 TV보는 방이었다.
방 문에 NOTUNTERKUNFT 라고
써있던 걸보면 비상시에
다들 이 방에 모여서 티비나 보면서 바깥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그런 곳인걸로 판단된다.
처음에 여기를 찾아가는 것도 어려웠다.
구글에 LOMO HAUS 쳤는데 무슨 LOMONOSOV HAUS가
나와서 뭐지 이게 싶었다.
같은 건물로 가는 이탈리아 친구가 하나 있어서
같이 가긴 했는데 그날 이후로 거의 못봤다.
같이 비 맞으면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이 건물 어디냐고 물어보다가
언덕을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
Studentendorf 슈돌로 줄여부르겠다.
슈돌 앞에 있는 지도를 보고 이 건물이 그 안에 있음을 알았다.
또 들어가보니 저 방을 찾을 수가 없어서
지나가는 나이 좀 있어 보이시는 분에게 여쭤봤는데
Ganz Unter! 라고 하셔서
지하..? 라고 하면서 내려갔다.
다행히도 내가 찾던 방이 있었다.
그렇게
약 3주 가까이 되는 18일 정도의 비상기숙사 생활이 시작된다.
그 때는 냉장고가 있긴했는데 언제 집을 구하고
나가게 될지 몰라서
가재도구나 음식들을 늘리기가 곤란했었다.
이사할 때 오지게 힘들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마북이란 동네가 평지인 곳이 별로 없다.
산과 산 사이에 흐르는 강을 끼고 있는 분지이다.
바람도 많이 불고 덥고 습하다.
대구 사시던 분들은 익숙하실지도 모르겠다.
난 안 살아봐서 확실하진 않다.
2주 가까이 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한번에 끝내기가 어렵다.
시리즈 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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